요즘 한국 경제는 한숨이 절로 나올 만큼 어렵습니다.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분들은 매출 감소, 물가 상승, 임대료 부담 등 삼중고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. 경제적인 어려움이 계속 되다보니 마음의 무게가 더 크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.
하지만, 우리는 이미 한 번 큰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습니다. 바로 1997년 IMF 외환위기입니다. 당시에도 많은 소상공인들이 문을 닫았고, 가족 생계를 책임지던 이들이 길거리로 나앉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. 하지만 그 와중에도 끝내 살아남고, 다시 일어선 분들이 있었습니다.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3가지 살펴보고 그래도 참고할 부분이 있다면 한번 보시고 힘 내셨으면 합니다.
1. 분식집 사장님의 ‘작은 변화’가 만든 기적
서울 강남역 근처에서 작은 분식집을 하던 김 사장님은 IMF 위기로 직장인 손님이 절반 이상 줄자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. 손님은 줄었지만, 임대료는 오히려 더 오르는 상황이었습니다. 하지만 김 사장님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. 메뉴 구성을 전면 개편하고, 저렴하지만 푸짐한 ‘1인 세트메뉴’를 만들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. 그 결과, 입소문이 퍼지면서 오히려 매출이 이전보다 늘었습니다. IMF가 끝난 후에도 김 사장님의 가게는 ‘가성비 맛집’으로 자리 잡으며 계속 번창하게 되었습니다.
물론 IMF는 28년 전으로 근 30년 전인데, 그때의 사람들 소비패턴과 취향은 많이 바뀌었습니다. 당시 혼밥이라는 말도 없었고, 식당에 혼자가서 밥을 먹는게 뻘쭘했던 시절인데 가감히 혼밥 메뉴를 구성하고, 1인 식당 수요를 잘 캐치한게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는 전략이 된 것 같습니다.
지금은 그때와 다르게 또 이 어려움을 헤처나갈 전략을 좀 더 고민하신다면 작은 기회라도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.
→ 교훈: 손님이 줄어들 때는 '나를 찾는 고객'이 누구인지 다시 생각해보고, 작지만 명확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 할 것 같습니다.
2. 재봉틀 하나로 다시 일어선 의류 수선사
부산에서 작은 수선집을 운영하던 박 사장님은 외환위기 때 원단 수입이 막히고, 주문량이 뚝 끊기며 한순간에 수입이 90% 가까이 줄었습니다. 하지만 박 사장님은 재봉틀 하나를 들고 시장 상가를 돌며 “옷 수선 출장 서비스”를 시작했습니다. 상인들은 새 옷을 들이기보다 기존 재고를 고쳐 팔기 시작했고, 박 사장님의 ‘현장 수선’은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. 이후 그는 수선뿐 아니라 리폼, 맞춤 디자인 서비스까지 확장해 ‘1인 재단사’로 성공하게 됩니다.
지금은 블랙홀처럼 온라인이 모든 것을 다 빨아들이고 있습니다. 세탁이나 수선 등 고객이 찾아와서 맡기는 구조에서 지금은 앱으로 예약하면 세탁물, 수선물들을 수거해서 작업을 다 한 후 집앞까지 배송을 해 줍니다. 이 사례역시 30년 이후 지금 행해지는 찾아가는 수선사업을 아무도 안할때 먼저 하신 사례입니다. 이 역시 지금의 시대는 모두가 이렇게 하고 있으니 차별화가 없지만 그 당시는 이 "찾아가는 서비스"는 많은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 해주어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주었습니다.
지금도 온라인 기반(앱, 웹활용 등)이지만 그 안에서도 차별화를 둔다면 분명 매출증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. 예를들면 경쟁업체와 같이 앱을 통한 세탁물 수거·배송 서비스를 하지만 완성 세탁물 배송시 흘러내리지 않는 옷걸이를 사용한다든지, 친환경 섬유유연제 샘플을 제공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차별점을 만들어 고객의 호응을 얻는게 중요합니다.
→ 교훈: 자원이 부족한 시기일수록, 발로 뛰며 필요한 곳을 찾아가는 ‘움직이는 서비스’와 작지만 유용하고 남다른 서비스가 있다면 강한 경쟁력이 됩니다.
3. 동네 서점에서 '인문학 살롱'으로 변신한 서점 주인
서울 마포구의 한 작은 서점은 IMF 직후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의 등장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몰렸습니다. 하지만 주인 이 사장님은 ‘책을 파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경험을 파는 것이 중요하다’는 생각으로 매주 인문학 소모임을 시작했습니다. 책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모으고, 차 한잔과 함께 책을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서점을 바꾸었습니다. 그렇게 만들어진 ‘인문학 살롱’은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고, 지금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강연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습니다.
이 사례 역시 현재 시점에서는 많이 진부한 내용이긴 합니다만, 어쨋든 서점 특성상 찾아오는 고객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모임 즉 "살롱"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을 만족시키는 영업을 했다는 점에 주목 하시기 바랍니다.
최근 기사에서 GCV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,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들도 현재 많이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. 영화나 도서 등 문화생활이 후순위로 밀린 탓이겠죠. 지금 상황이 위 사례의 상황과 비슷한데 앞으로 이들 기업에서 어떻게 이 위기를 헤처 나갈지 주목 해 볼만합니다.
→ 교훈: 본질을 지키되, ‘사람이 머무를 이유’를 만드는 공간으로 바꾸면, 즉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습니다.
이 세 분의 사례는 모두 IMF라는 초유의 경제 위기 속에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. 이들이 가진 공통점은 ‘포기 대신 작은 시도’를 선택했다는 점입니다. 그 시도가 반드시 크고 화려할 필요는 없습니다. 오히려 손님을 다시 바라보는 눈, 골목을 직접 걷는 발, 책을 함께 읽는 따뜻한 마음 같은 사소한 변화가 큰 희망이 되었습니다.
지금 이 순간에도 폐업 사업장이 매일 생기고, 매출은 점점 줄어들고 고객들은 지갑을 자꾸만 닫고 있는 올 한해입니다. 이럴때일수록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분명 조금은 지금보다 더 나아지리라 믿습니다.
사실 말은 쉽지만 작은 것 하나하나 하는 것도 힘든 요즘 그래도 다들 힘 내셨으면 합니다. 감사합니다.